정대만 남친
어떤 깨달음은 그 시작부터 확신이 된다. 핸드레이크를 처음 만난 순간에, 자신이 따르는 루트에리노의 옆에 나란히 선 그가 그리 살갑지 않은 얼굴과 말투로 인사를 건넸을 때. 그 순간 일스는 자신이 평생토록 그를 싫어하게 될 거란 걸 깨달았다. 흔히 살면서 얻은 경험이라고들 하지 않던가. 어떤 부류의 인간, 어떤 성격의 사람은 결코 자신과 어울리지 못할 거라...
그와의 만남은 현걸이 여덟살이 되던 해, 낡은 아파트에서 시작됐다. 오래된 편복도식 아파트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는 집. 시설이 노후화된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그 집에 들어가는 날 현걸과 그의 어머니는 기쁨으로 현관 앞에서 동동 발을 굴렀더랬다. 현걸이 젖먹이일 때 남편을 잃은 뒤 단칸방을 전전하며 홀몸으로 푼돈을 악착같이 모아서 산 집이니, 그 기쁨이 오죽...
1. "날이 추운데 왜 나와있어." 그렇게 말하며 근혁은 먼 발치를 바라보는 현걸의 곁에 성큼 다가섰다. 이현걸의 고질병이라고나 할까? 밖이 더운지 추운지, 배가 고픈지 안 고픈지도 잊어버리고 하릴 없이 생각의 바다에서 부유하는 것. 그 습관은 공동체에 이로운 결과를 자주 가져다주곤 했지만, 현걸 개인을 걱정하는 사람으로썬 썩 달갑지 못한 것이었다. 말하자...
차가운 빗줄기로 잠깐 왔던 오한은 언제 그리 심했냐는 듯 감기약 두 알과 숙면 한번에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다음날 늦게 몸을 일으킨 현걸을 맞이한 건 근혁이 차려놓은 따스한 저녁상이었다. 누운 내내 체하지 말라고 죽만 먹인 것이 영 속이 쓰렸던 만큼 힘을 잔뜩 준 상은 상다리가 부러지기 직전이래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쪽에는 버너를 올려 연신 고기를 ...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근혁은 곁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현걸을 바라보았다. 공교롭게도 현걸 역시 근혁과 같은 생각을 하며 고개를 돌린 참이라, 허공에서 시선이 부딪힌 둘은 머쓱하게 웃어 보였다. 오랜 친구의 애정과 연인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의 구분은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남들이라면 그게 뭐 어렵냐고 코웃음 칠 소리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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